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흙기와 - 권대욱 2011/03/0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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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no_profil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,963회 작성일 12-04-30 18:3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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흙 기와

청하 권대욱

애초부터 흙이었던 
늙은 기왓장은 
절집 용마루 위에서 
곰삭는 세월을 지켰고
엉킨 뭍 염원이 내뿜었던 
향내음 간직하다, 가끔은
와송*이라도 하나 제 몸에 키워낸다

허연 목련꽃 이파리, 나한전에
보슬비 내리던 날
하얗게 
쌓인 서러움으로 눈물 같이 흘리고

감당 못할 
별빛 그리움으로
새카맣게 타버린 날

비추던 초승달 빛으로
사랑에 짓눌린 아픔 식혀본다.


*와송 : 와송 瓦松, 바위솔이라고 하며, 기와지붕에서 자람. 소나무 순을 닮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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