국화차를 마실 겁니다 - 권대욱 2011/01/0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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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,939회 작성일 12-04-30 17:34본문
국화차를 마실 겁니다 청하 권대욱 옛 사랑이 그리운 날은 인사동 햇살 덜 바랜 작은 이 층 찻집에서 국화차를 마실 겁니다 먼지 쌓인 세월에 켜켜이 덧댄 여정(旅程)이 조금 더 길기에 느리게 걷는 삶의 길에 동반할 그이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의 계절을 닮은 은은하도록 따스운 눈매에서 핀 하얀 국화 닮은 미소가 한 움큼의 정다움으로 그윽한 동심원 몇 그릴 것입니다 바람처럼 소문 없이 찾아왔다 사라진 상념은 비좁은 틈에 자리하고 노을 내려와 머물 것만 같은 홍조가 고운 사람의 목젖 보이는 웃음에 긴 날 이슬과 빗소리가 빚어낸 별과 달의 그리움이 담겨 있기에 마주 보며 향기나는 차 한잔을 마실 수 있을 겁니다 포장 덜된 나즈마한 정담이 보태지는 곳에서 아직도 그리움을 먹고사는 살포시 한 미소가 손잡지 않아도 건네주는 체온이 다소 어색하지만 찻잔에 담기면 따스운 기억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아주 먼 뒤의 날에도 정말 예비하지 못한 서리꽃 핀다는 날에도 그 찻집, 낡은 탁자에 앉아 국화차를 마실 겁니다. |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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