망월사 가는 길에 눈 내린다 - 권대욱 2011/01/2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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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,036회 작성일 12-04-30 17:38본문
망월사 가는 길에 눈 내린다
청하 권대욱
시간의 흔적 하나, 긴 포대능선에 새긴다
먼 길, 끄트머리 솔바람 잦아드는
거룩한 대지 얼음 덮인 옛 자리 그대로 있다
새파람이 몰고 온 닮은 계절
광주산맥 등줄기에 내려두고
이승의 틈새에서 야윈 철쭉 대궁이는
모른 척, 나처럼 언제쯤은
꽃 피워낼 날을 예비하고 있다
청아했던 노을은
하루의 끝이 아니라 내일, 딱 그만큼
황홀한 여명의 기약이기에
내 넋 하나 빼앗겨도 슬퍼하지 않을 일이다
이제 풍경소리가 발길 세우는
능선 따라 적요한 동안거 속 절집으로 갈 것이다
망각된 전생 하나, 비켜가는 망월사에도
百年後 내 그림자가 갈 길 위에
허기진 가슴, 여백 채울 하늘이
하나하나 발자국 덮으며 내리고 있다.
광주산맥: 廣州山脈, 태백산맥의 철령(鐵嶺)에서 서울에 이르는 산맥.
百年後: 백년후, 죽고 난 뒤라는 뜻의 은유어.
청하 권대욱
시간의 흔적 하나, 긴 포대능선에 새긴다
먼 길, 끄트머리 솔바람 잦아드는
거룩한 대지 얼음 덮인 옛 자리 그대로 있다
새파람이 몰고 온 닮은 계절
광주산맥 등줄기에 내려두고
이승의 틈새에서 야윈 철쭉 대궁이는
모른 척, 나처럼 언제쯤은
꽃 피워낼 날을 예비하고 있다
청아했던 노을은
하루의 끝이 아니라 내일, 딱 그만큼
황홀한 여명의 기약이기에
내 넋 하나 빼앗겨도 슬퍼하지 않을 일이다
이제 풍경소리가 발길 세우는
능선 따라 적요한 동안거 속 절집으로 갈 것이다
망각된 전생 하나, 비켜가는 망월사에도
百年後 내 그림자가 갈 길 위에
허기진 가슴, 여백 채울 하늘이
하나하나 발자국 덮으며 내리고 있다.
광주산맥: 廣州山脈, 태백산맥의 철령(鐵嶺)에서 서울에 이르는 산맥.
百年後: 백년후, 죽고 난 뒤라는 뜻의 은유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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