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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녀치마 - 권대욱 2011/02/1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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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no_profil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,743회 작성일 12-04-30 18:1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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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녀치마

청하 권대욱

이제 비운의 시간은 적막에 가둔다

여물지 못한 육신
음지에 숨죽여 버틴 동지섣달 
얼음장 송곳 틈새에서라도
춘삼월의 날, 목 내밀어 기다린 
햇처녀, 연둣빛 열여덟 겹 치맛단 살짝 들어
봄나들이 나설 것 같다

한 송이 꽃 피우려 찾은 
가이가(Gaia)의 위대한 대지에서 
따수운 가슴 속 수줍음이 
인고했던 육신에 여태 남아 있어 아프다

자꾸 해 그림자 길어지는 날에
첫 사랑으로 피워낸 적막 속의 네가 아프다.


*처녀치마: Heloniopsis orientalis 백합과 여러해살이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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