양미리 - 권대욱 2010/12/01 > 자유게시판

본문 바로가기
사이트 내 전체검색

 
 자유게시판  Home  > 게시판 > 자유게시판 
 
자유게시판은 비회원에게 오픈된 공간입니다.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.
휴대폰 번호 등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이메일이나, 쪽지 기능을 이용해주시거나, 비밀글로 지정해주시기 바랍니다.
본인의 부주의로 신상정보가 유출되어 발생한 피해에 대하여 본 대종원 홈페이지에서는 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.


양미리 - 권대욱 2010/12/01

페이지 정보

작성자 no_profil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,101회 작성일 12-04-30 16:42

본문

 

양미리 

청하 권대욱

가슴 차가워진 사람은 
회색 등판, 은색 뱃살 지닌 종족에게서 
살가운 냄새 하나 찾으려면
좀 멀더라도 반드시 대관령 넘어 묵호로 가야 한다

볏짚에 포박당한 육신 위
첫 단풍 걸쳐지면 
심연의 굴곡 깊은 해저에서 살아온 날도
모두 잊고 세찬 동해파도 박차며 
비상하는 꿈을 꾸던 한 마리의 양미리는 
태초부터 아버지가 지켜온 영역을 탈출하여 
달빛 허연 서리 두른 두타산이 거두었던 
노을 닮은 어부가 발원한 끝 소원 채워 주려 한다

한 마리의 양미리는 숨죽여 
예비해온 만선 소식으로 한껏 마셨던 
물비린내 나는 검은 바다를 토해내더니 
경건한 아침 햇살을 제 몸에 짙게 바르고
물빛 묵호항 사람들의 자양분이 되어간다.

소금기 묻은 바람으로 졸음 떨어낸 선술집 
이승의 시간에서 여름잠 자던 존재는
파란 연탄불에 심장 속 체온 섞어 덥혀주고 
탄화된 육신은 목젖 보이는 웃음엔 
소금 닮은 자양분 내어주어 
영원히 죽지 않은 제 영혼으로 빼곡히 채워준다

네 죽음으로서만 존재할 수 있는 
내 작은 삶이기에 
따수운 눈빛 담긴 소주 한잔하려면 
덕장 위, 양미리가 말라가는 묵호로 가야 한다.



*양미리: Shiwaikanago 까나리, 앵매리. 모래 속에서 여름잠을 잠. 

  • 트위터로 보내기
  • 페이스북으로 보내기
  • 구글플러스로 보내기

댓글목록

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.

회원로그인

게시판

안동권씨 대종회
서울시 동대문구 왕산로 22길 11(2층) 안동권씨 회관 / 전화: (02) 2695-2483~4 / 팩스: 02-2695-2485 / email andongkwonmun@daum.net
안동사무소: 경북 안동시 태화동 418-1 안동권씨 화수회관 3층 / 우 760-905 / 전화 054-854-2256, 857-7705 / 팩스 054-854-2257
회비, 종보비 입금계좌 국민은행 033237-04-006941  / 농협 317-0009-7471-41  예금주: 안동권씨대종회
본 싸이트에 게재된 저작물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습니다.

Copyright © 안동권씨 대종회 All rights reserved.
           Powered by Humansoft